[책 리뷰] 완벽한 범죄는 없다 살인자의 이야기 '빅픽처' / 더글라스 케네디

2021. 4. 29. 22:30무한취미/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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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이루지 못한 꿈이 당신의 정체를 바꾼다!조국에 대한 비판적 관점으로 자신만의 소설 세계를 구축해가는 미국 태생의 소설가 더글라스 케네디를 대표하는 『빅 픽처』. 빼어난 착상 위에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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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사놨었는데. 이제서야 읽었다.
느즈막히 포텐 터진 책


한참 책을 사나르고 알바를 다니느라 볼 시간은 없던 때.
전입신고를 하려고 갔던 동사무소에 도서관이 있었고, 표지가 매력적인
이 책을 30쪽 정도 읽다가 나왔다.

느낌이 좋아 책을 샀는데, 30쪽 이후에 그닥 눈길을 끌지 못해서 그냥 두고 다른 책들을 읽었었다.

오빠가 준 책을 읽다가 우연히 책꽂이에서 빼서 읽었는데
한 3일 만에 다 읽은 것같다.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 처럼, 속도가 빠르다.
대신 문체나 감정이 그리 구체적이지 못하다. 지금 다시 읽고 있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와는 다르다. 눈먼자들의 도시는, 정말
내가 그 상황에 있는 것처럼 묘사가 되지만 빅픽처는 뭐랄까, 영화같달까.
그래서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 질 준비를 하고있다는 때 영화같은 장면들이
스쳐갔다. 2시간짜리 영화로 만들기에 너무 양이 많아서 걱정할 정도가 아닌 소설이다.

책을 읽으면서 갖가지 생각들이 흘러갔다.
갑자기 우울해져버리기도 했다.

처음에는 벤의 무모함에 놀라고, 그 다음엔 치밀함에 놀라고
마지막으로는 잔인하게 게리를 죽이고 떠난 벤이
잡히지 않았으면 바람을 가지고 조마조마하던 나를 보며 가장 놀랐다.
아마 그 이유는(조금이나마 합리화를 하자면)
벤이 그토록 원하던 사진가의 꿈을 하나씩 이룰 수 있던 과정들이 보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벤은 게리가 되어, 자기가 가지고 있던 모든 짐(사진가로 꼭 성공해야 한다는 것,
돈을 많이 벌어 가족을 부양해야한다는 것)을 던진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사진가의 관념을 '고의적으로' 집어 넣은 사진이 아니라
피사체 자체를 표현한 그림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이 책에서는 특히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벤의 행선지에 맞춰
미국 여러 도시들이 나오는데, 내가 미국을 간 적 있었다면 조금 더
그 느낌이 잘 전해왔을지도 모르겠다.)

긴장감이 넘치지만 쉽게 읽혀서 잠 못잔 오늘은 아침 6시 40분에 일어나
호두과자 먹으면서 책을 보기 시작해서, 지하철에서 결국 다 봤다.

미국의 광활함과, 그 광활함에 버금가는 대담함이 잘 그려진 책이다.
어쩌면 회사를 들어가기 전에는 (벤이 게리의 이름을 빌려 사진작가로 성공했을때) 덜 기쁘지 않았을까.
아마 아니야, 벤은 그래도 살인을 저질렀어 라며 어느샌가 벤을 응원하는 나를 이성으로 막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회사에 다니면서 하루하루 더해가는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 때문에 나는 뭐하고 싶었더라,
혹은 그래도 자기꺼 할 수 있는 게리는 조금이나마 그 범죄의 압박감안에서도 행복을 느끼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나중에라도 쉽게 다시 손에 들 수 있는 책, 현대 소설에 걸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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