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보통의 언어들' (2020) / 김이나 작가 / 작사가의 언어

2021. 4. 29. 22:32무한취미/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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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언어들

10만부 돌파 기념,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 별밤 리커버 출간!공감의 언어로 대중의 마음을?어루만지는 김이나의 생각과 삶의 태도?보통의 언어들?은 김이나 작가가 대중과 긴밀히 소통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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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독서 노트를 보니, 3월 11일날 다 읽은 책인 걸 보니 약 한 달간의 시간동안 '리뷰 써야 하는데..
생각할만한 문장들이 많은 책인데..'를 곱씹고 있었던 거다.

2021년 새로운 목표인 '정보 생산자 되기,
기록남기기'가 3개월 차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내 글을 다시 본다는 것도
(심지어 리뷰인데도, 창작이 아님에도)
어색하고 쓰는 것도 아직 서툴다.

하지만 몇 년 지나 내 글을 다시 보는 날 +
내가 남기는 글로 인해 흥미가 생겨
이 책을 집어들 몇몇의 사람들을 위해
오늘도 끄적여본다

각설하고, 책을 다 읽은 후 김이나 작가가 나온 프로그램을 몇 개 찾아본 적이 있는데
역시나. '보통의 언어들'을 쓴 작가 다웠다.
상황에 맞는 언어를 골라 섬세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상황을 설명했던 장면이었는데
말을 고심한 흔적들이 보였다.
(한참 전에 나왔던 싱어게인에서 참가자들을
평가하고 묘사했던 장면들도 기억에 남는다)

그런 작가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보통의 언어들을 이 책에 담았다.


"수의 법칙을 이해하기 전에 구구단을 멜로디로 외운 다음 법칙을 이해하듯, 우리는 어느새 너무 당연해진 언어를 통해 관성적으로 대화하고, 사고한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때조차, 우리는 정해진 언어 속에 갇혀서 할 수 밖에 없다. 언어를 통해 세상을 보고, 언어를 통해 누군가를 이해하고 나의 마음을 전달하지만 정작 언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에는 소홀하니, 마음이 통하는 대화라는 것은 그토록 귀하다."

프로롤그

글을 쓸 때를 제외하고 깊게 생각해
단어를 골랐던 적이 있던가?
뇌를 거치지 않고 몸에 배인 단어를
툭툭 던지는 경우는 많았다.

"실망이라 함은 '바라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상한 마음'을 뜻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상한 마음'이 아니라 '바라던 일'이다. 실망은 결국 상대로 인해 생겨나는 감정이 아니다. 무언가를 바란, 기대를 한, 또는 속단하고 추측한 나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다."

실망 - 우린 모두 불완전한 인간 / 나 너한테 실망이야, 는 결국 내가 내린 가정 때문이었다.

이 감정이 정확히 어디서 흘러왔는지
그 출처를 아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데 꼭 필요하다.
실망은 결국 내가 그린 타인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그 모습과 맞지 않았을 때
(상대방의 실제 모습이 객관적으로 전혀
실망스럽지 않다고 해도)
나는 실망이라는 판단을 내린다.

"사과를 하는 쪽에서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순간 주도권을 갖는 착각을 한다. 물론 사과하는 일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인지 '사과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에 심취해서 포커스를 상대가 내 사과를 어떻게 받는지에 맞추기 시작한다. (중략) 사과를 받는 사람 쪽에서 필요한 겸연쩍은 시간이란 게 있다. 마지못해 내민 손을 잡아주고, 다시 웃으며 이야기 나누기 까지 떼는 한 걸음 한 걸음은 몹시도 무겁다. 이 무거운 발걸음을 기다려주는것 까지가, 진짜 사과다."

사과하다 - 기다림이 필요한 시간 / 인용구의 그 다음문장은 '미안하다고 했잖아'라는 말이다. 다툼의 서막을 알리는 말.

책에서 공감을 하는 이유는
1) 내가 겪어 봤을 때
2) 작가의 설명을 통해 등장인물을 이해 했을 때 인데
내가 겪어보고 그 이유를 작가가
명확히 짚었을 땐 명쾌한 딩동댕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나는 이 말(이해가 안간다)이 목구멍에 걸릴 때, 한 번쯤은 삼키고 생각해보려 한다. 이것이 물음표, 즉 의아함인지 아니면 비난의 느낌표인지. 그리고 내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이 상황이 내가 서있는 위치, 다시 말해 나의 관점 때문은 아닌지."

이해가 안간다 - 비난을 내포하는 말 / 내가 썼던 대부분의 이 언어는 후자의 뜻이다.

물론 또 습관적으로 이 말을 내뱉겠지만
의미를 곱씹을 수 있겠지?
당연하게 나의 관점 때문에 이해가 가지 않을 때
생각을 바꿔볼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


"무언가에, 또 누군가에게 싫증이 잘 난다면 그건 아마도 '싫증이 잘 나는 성향'이라서가 아니라 잘 마모될 수 밖에 없는 부분만 골라서 좋아하는 성향 탓일 수 잇다. 싫증이 주는 죄책감이나 불쾌함이 업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것이 사람이라도 마찬가지다.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아도 그 사람이 가진 고유의 결, 태도, 에너지 같은 것을 찾아내어 그게 내 사랑의 진원지임을 인정한다면, 반복되는 패턴에 지루해지는 현상은 줄어들 수 도 있다. 내 피부가 아닌 마음 깊은 곳까지 다가와 툭 건드리는 것들을 구분해내는 것은 나름의 훈련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싫증이 나다 - 내 사랑의 진원지를 찾을 수 있다면


내 사랑의 진원지가 어딘지부터 먼저 파악하기 -
내 사랑이 어느 곳에서 부터 피어나는지,
그리고 그것이 잠시 상대방에게 보이지 않거나
잠깐 져버렸을 때도 인정한다면
금방 싫증을 내지 않는,
내가 롤모델인 '꾸준히 하기'를 실천하는 사람일 것이다.

"(기억과 반대로) 추억은 틀릴 가능성이 없다. 이미 내가 어떻게 저장하기로 한, 나의 감정이 적극적으로 개입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 상황이 실제로 좋았든 나빴든, 추억이 되느냐 마느냐의 감독 권한은 전적으로 내게 잇다. 뼈아픈 슬픔도 시간이 흘러 추억이 되기도 하는 것 처럼 말이다."

기억, 추억 - 다르게 적혀있는 지난 날./ '내'감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기억하기


"목표가 지점으로써 존재한다면, 꿈은 장면으로 존재한다. (중략) 훌륭한 목표와 근사한 꿈, 어울리는 수식어도 각각 다르다."

꿈 - 이루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것

'꿈은 장면'으로 존재한다. 라는 말에
내가 당시 남겨 놓았던 말은 코로나 19로 지쳐있는 내가
다시 한 번 상하이와 오클랜드에 가서
그 풍경을 바라보고 서있게 된다면
얼마나 벅차오르고 뭉클할까,
정말 너무 그립고 다시 가고 싶은 곳,
20대 초중반의 감정과 내가 다시 살아날 것 같은 기분이다.

"일이 잘 안 풀렸을 때 다 나 때문인 거 같더라고요.(중략) "그것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오만이야" 하는데 너무 위로가 됐어요. 내가 하나 못했다고 큰 일이 되고 말고 할게 아니지. 그 이후로 뭘 해도 내탓을 심하게 하지 않고 잘됐을 때도 너무 오만해지지 않고 적절하게 파도 타듯이 살아가게 된 거 같아요."

From the radio,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사람> / 책임감이 강해서 그래, 자존심이 세서 그래 라는 말보다 겸손해져야지, 오만하지 말아야지 라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줬다.

남편이 "그것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오만이야"라고
하는데 기분이 상하지 않고
너무 위로가 됐다는 그녀는 냉철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남편의 태도, 말투가 아니라)

1) 자기가 현재 상황에서 기분이 상한 상황을
정확히 알고, 그 힘듦의 원인이 옮겨지지 않는 점,
일단 이 점에 놀랐고

2) 여기서 중요한 건 거꾸로 생각해보는 이 맥락 인 것 같다.
'잘됐을 때도 너무 오만해지지 않고
적절하게 파도 타듯이 살아간다'는 점. 꼭 그래야지,
정말 작은 잘됨..이라도!

"모두에게, 모든 곳에서 온전한 나로서만 존재한다는 건 아주 이기적이어야 가능하다. 배려하기에, 사랑하기에, 책임이 있기에, 히스토리가 있기에 우리는 종종 다른 모습을 한다. (중략) 중요한 건 내가 팀장임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모든 팀원들은 결국 나라는 줄기에서 뻗어난 가지라는 걸 잊지 않는 거다."

정체성 ; 나의 본모습이 혼란스러울 때/몇 달 전, 지현언니에게 고민상담 했을 때가 생각난다.


사람들이 왜 페르소나를 가지고 상대방(나)을 대할까.
좀 더 솔직해 질 수 없을까
라고 생각했을 때 정답을 줄 수 있는 내용인 것 같다.

나도 포함이 되듯이, 상대방을 배려하니까 거칠고, 보여주기 싫고 이기적인 본모습을 숨기는거다.
전혀 서운할 일이 아니고,
나와 거리를 두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거.
논리, 감성 둘다 설득 당했던 부분이었다.

"중요한 건, 빛나는 재능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게 '살아남기'라는 것이다. 금밖으로 나가면 게임이 끝나는 동그라미 안에서 변두리로 밀려나 휘청거리게 되는 순간들이 잇었고, 아마 앞으로도 몇번은 더 올 것이다. 그 때 볼품없이 두 팔을 휘저어가며 다시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는 것, 그 멋없는 순간 스스로 겸연쩍어 선 밖으로 나가 떨어진다면 잠깐은 폼날지언정 더이상 플레이어가 될 순 없다."

기억하자. 오래 살아남는 시간 속에 잠깐씩 비참하고 볼 품 없는 순간들은 추한 것이 아니란 걸. 아무도 영원히 근사한 채로 버텨낼 수는 없단걸.

살아남다 - 영원히 근사한 채로 버텨낼 순 없다.

"인간은 안정된 삶을 누리기 위해 오늘을 포기하는 동시에, 그 안정이 오면 회의감을 느낀다. (중략) 물론 육체적인 피로도 때문에 이 쳇바퀴가 문득 문득 숨이 막힐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떠올리는 건 언젠가 깨달은 이 생각이다. '나는 이 쳇바퀴를 만들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살았다.' (중략) 특별한 하루라는 것은 평범한 하루들 틈에서 반짝 존재할 때 비로소 특별하다. 매일이 특별 할 수는 없다. 거대하게 굴러가는 쳇바퀴 속에 있어야 하지만, 잠시 그곳을 벗어날때의 짜릿함도 누릴 수 잇다. 마치 월요일 없이 기다려지는 금요일이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쳇바퀴를 굴리다 - 일상의 반복이 알려주는 특별한 하루 /


왜 월요일부터 금요일은 길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짧을까.
주말은 너무 아쉬워, 평일 싫어 엉엉어,,
항상 일요일만 되면 마음속에서 울리는 말들이다.
하지만 이 주말 좋아 엉어어,,를
누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
과거의 나도 그들 중 한명이었다는 점.. 또 명심..명심하자,

주말의 짜릿함을 느끼기 위해
평일이 조금 덜 행복하게 만들어졌다는 점,
나를 더 기쁘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
긴 평일이라는 점을 , 기억하자!


이 외에도 밑줄 친 부분들이 많은 책이었다.
밑줄친 부분을 다시 읽어보며
내가 왜 이 때 여기에 밑줄을 쳤지?
역시 이말은 여기다 내가 밑줄 칠 줄 알았어! 등
다시 읽어봐도 곱씹을 내용들이 많았다.

보통의 언어들을 쓰는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의미를 찾고,
나라는 존재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줄기차게 노력할 예정이다.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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