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유병욱 카피라이터와 동행하는 발상과 생각의 전환, 책 '생각의 기쁨'

2021. 11. 9. 00:41무한취미/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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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며칠내 내리다 날씨가 좋아져
구름 없이 맑아지는 하늘 처럼
잡생각이 많고 우울할 때 읽으면
기분이 은근하게 좋아지는 책이 있다.
지금 소개할 책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책은 도끼다'를 쓴 박웅현 카피라이터부터
'모든 요일의 여행', '모든 요일의 기록'의
저자 김민철 카피라이터까지
요새들어 카피라이터 작가님들이 쓴 작품들에 관심이 간다.

꼰대같지 않은 인생선배가 들려주는 생각 이야기,
진심어린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이는 건가?
창의성이 결여된(?) 업무에
스스로 돌파구를 찾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계속 생성해야하는 직업들을
간접체험하고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느낀점은,
카피라이터라서 생각이 특출난 것도 있지만
주변사람들이 처한 상황이나 이야기를 들을 때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
그점이 부럽고 닮고 싶었다. 내 상황을 탓하지 말고,
같은 상황이라도 다른 생각을 해보길 !

본론으로 들어가서 인상깊게 읽었던
내용들을 함께 읽어보도록 하지😊




" 이 냉장고의 전생은 훌리건 이었을 것이다.'
- 박민규 소설, 카스테라 인용 -

이 단편은 엄청나게 시끄러운 냉장고와
원룸에서 함게 사는 한 남자의 이야기 입니다.
냉장고를 훌리건에 비유하다니요. 이런 대목도 나옵니다.

'냉장의 세계에서 본다면 이 세계는 얼마나 부패한 것인가.

진지한데 웃깁니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이 문장 속에 웃기는 단어는
한 글자도 없는데 말이죠.
박민규의 문장을 만나고나서는 무거운 내용을 가볍게
이야기 할 때 생기는 장점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고보니 사람을 오래도록 웃게 하는 건,
슬랩스틱보다 위트더군요.
박민규를 만난 이후 문장의 '위트'도 밀도처럼
제가 쓰고 싶은 카피의 주요한 기준이 되었어요.
또 다른 방향 전환이 이루어진 거죠.

- 만남과 성장 中 -

대학교 때 문학 소모임을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때 추천책 목록의 단골손님 박민규 작가님을
이 책에서 보다니! 우리 집 책장에도 한권이 모셔져있지만 (아직 다 읽지 못했고)
책 제목도 항상 특이하게 쓰셨던 것만 기억이 나고
사실 예전에 읽었던 소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특이했다..라는 기억만 어렴풋하다.

이부분이 인상적이었던건
박민규 작가님이 반가워서도 있지만,
위트에 백번 공감한 내용이기도 하다.
말재간은 힘이있다.
위트있는 문장은 분위기를 환기시키기도 하고
사람을 달라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본질에서 오는 '깊이'보다는,
테크닉에서 오는 잠깐의 '잘해 보임'이
대접받는 사회라는 겁니다.
살아가면서 무수한 시험들을 치러내야 하는데,
그 시험들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이 필요한 사회. 그런데 그 관문을 통과한
이후에는 그 지식이 전혀 유용하지 않은 사회.
그런 사회에서 사는 누구라도 '단기완성'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중략) 저는 기교보다 본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기가 좋으면 소금을 덜 쳐라'라는
문장을 좋아합니다."

- 양념만으로 되는 요리는 없다 中 -

책의 부제에서도 나와있듯, 작가는 사소한 생각에
더불어 태도까지 다룬다.
겉치레에 집착하는 생각을 바꾸는 태도, 본질을 보려는 태도, 왜? 라고 질문해보려는 자세.
한국 사회는 위의 내용들을 지키며 살아가기 힘들지만
놓치지 않고 살아가면서 가져야할 태도(제발 응용하길!)
내 요리는 양념이 덜 들어가도
맛있는, 한우 소고기 구이였으면..!

하루키의 굴튀김 이론도 나온다. 하루키 에세이 '잡문집'을 재밌게 읽어 또 한 번 반가웠다.




'매력을 만들어내는 방법은 생각하기에 따라
이렇게 단순하기도 합니다.
반대 방향에 찍힌 하나의 점이죠.
그러니 아이디어가 마음처럼나오지 않는 낭리면
이런 방법을 서보는 건 어떨까요?
그 영역에서 모두가 하는 방식을 적어보고,
패턴을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딱 하나만 반대편에 점을 찍는 겁니다. 남들이 다 하는 것에서 딱 한 포인트를
반대 방향으로. 어렵다면 어렵지만,
쉽게 생각하면 또 참 쉬운 일입니다.
고백하자면, 아이디어 회의를 몇 시간 앞둔 저를
몇 번이나 위기에서 구해준 고마운팁입니다.'
-반대편의 점 中 -

내년 웨딩을 위해 준비하는 것들이 있는데,
하면 할 수록, 아. 남들처럼 하는게 제일 편한거구나 느낀다.
남들이 하는 만큼만, 다른데서 본 것만큼만 하는게
가장 쉽고 무난한 것들이다.

이것과 반대로 카피라이터는 일반인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을 표현해야하는데, 여기서 잘 하는 사람만이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 있다. 말이 쉽지 반대편에 점을 찍는 건 편협한 생각의 틀을 늘리는 것과 같아
많은 연습이 필요한거다.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임팩트를 주려면 어떤 것이든 정교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생각해보면, 세상에 생각에서 시작되지 않은 일은 없습니다. 오늘 당신이 마신 커피는 언제
커피 콩을 수확하면 커피가 가장 향기로울지를
고민해온 콜롬비아 농부의 판단과,
에스프레소라는 커피 추출 기법을 떠올린
이탈리아 사람의 아이디어와, 당신의
사무실근처에 당신의 취향을 저격하는
인테리어로 커피 가게를 열어보겠다는
한국 사장님의 결단이 만들어낸 한잔입니다'

- 에필로그_ 생각의 품에 안겨 살아가는 당신에게 中 -

생각은 인간을 풍요롭게 만들고,
세상을 살만한 세상으로 만들었다.
생각할수 있음에 감사하고 기쁨을 마음껏 누려야하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일차원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는 버릇만 늘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나에게 시력교정용 안경 같았다.
눈이 나빠 안경점에 들어가면
몇 번씩 시력 교정용 안경을 끼며 도수를 조정했는데
렌즈를 갈아낄 때마다 뿌옇게 보였던 것들이
선명해졌던 기억이 난다.
희미했던 내 생각들은 책을 읽는 잠시동안이라도 밝고 선명해졌고 그 상쾌한 기억은 오랫동안 남겠지.

위트있는 문장과 이야기 안에서
책을 읽는 동안 내 표정에서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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