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취미/독서(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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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불륜, 외도의 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 / 박완서
3일 만에 소설책 격파.. 처음 몇 장은 재미 없어서 그남자네 집 보다 훨씬 떨어지는 작품이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표현들이 주옥같다. 영묘의 남편이 죽는 장면에서는 버스에서 헉 소리가 날 정도로 급작스러웠고 허망했다. 버스 안에서도 몰입력을 갖게 해주는 소설을 만나게 됐다. (잠깐 딴 얘기로 새서) 약 일주일? 정도가 남았는데 새로운 소설을 한 권 더 읽을 수 있을까. 오래 걸리는 출퇴근 시간이 이렇게 소중한 것이었다니. 회사 출근시간이 빨라 반 강제적으로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도, 그 일찍일어나는 시간을 이용해 하루에 책을 읽는 것도 기쁘지만 얼른 끝났으면 좋겠다는 이중적인 마음도 감출 수 없다. 그래서 오늘 오전도 책 읽다가 잠깐 서류 정리하고 은행다녀왔다..ㅎ_ㅎ 알차게 시간쓰기, 시..
2021.04.29 -
[책 리뷰] 잊지 못할 연인 그 남자가 생각날 땐 '구의증명' / 최진영 작가
구와 담의 이야기, 구의 존재를 증명하는 담의 이야기, 그런 담을 있게 하는 구의 이야기, 담은 죽은 구를 어찌할 줄을 몰라 물고 뜯고 먹으며 구를 자기 안에 꾹꾹 눌러 담는다. 글을 읽는데 마음이 시렸다. 보일러를 틀고 옷을 껴입었는데도 글이 주는 공기가 차가웠다. 소설 안에서 둘의 시간은 많지 않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은 그보다 더 적었다. 서로를 그리워하다,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다 잠시 함께 있었던게 전부. 처절하고 아프다는 말은 사랑의 반대인데 이 책에서는 그 둘이 대비되어 더 아프다. 오랜만에 와닿는 중편 소설을 읽었다. 감정으로 표현이 안되는 슬픔, 해결 할 수 없는 상황을 담담하게 적으니 마음을 더 울린다.
2021.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