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리틀포레스트' - 나의 작은 숲은 어디에

2021. 4. 29. 22:26무한취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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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interst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6307

 

리틀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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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오랜만에 본 영화.
영화 이름을 곱씹으면서 느꼈던 편안함 처럼 영화는
그자체로 휴식이었다.

계절이 바뀌고 또 다음의 계절이 돌아오면
음식이 바뀌고 살아가는 방식이 바뀌었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의 아름다움,
항상 '순응'이라고 하면
시스템에 순응하고 사는 삶, 회사의 규칙에 순응해야 하는 회사원, 등이 떠올라 부정적인 어감만 남았는데

자연은 달랐다. 누군가에게 지고들어가는 느낌의 '순응' 이라는 단어의 쓰임에도 뭔가 주고받는 느낌이 있다고 해야할까.

출처 : pinterst


그 자연의 움직임에 맞게 우리는 씨를 뿌리고, 작물을 얻고,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겨울은 겨울대로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봄은 봄대로 여름에 창창하게 자랄 새싹들을 위해 씨를 뿌리고 거름을 마련한다.

극 중 김태리는 혜원의 역할에 잘 어울린다. 그리고 갈곳을 잃어 힘들어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혜원의 옛 집은, 혜원의 어머니가 떠나기 전까지 함께 있었던 그 집은 혜원 안에서 이미 작은 숲으로 자리매김해 있었다. 

출처 : pinterst


혜원은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도시에서 편의점 음식들로 끼니를 때우던 것과 상반되게
엄마가 해줬던 음식의 기억들을 되살린다.
은숙과 재하와 함께 만들어 먹은 막걸리, 밤조림, 수제비 등
영화 내에선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음식들이 등장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크림브륄레'다.
내가 좋아하던 디저트류여서 그런가?
아님 많은 음식들 중 딱 하나의 서양 요리라서?
이것도 아니면
혜원이 크림브륄레의 딱딱한 표면을 두드리며
엄마와 함께 대화하던 장면이
선명히 남아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출처 : pinterst


나도 힘들 때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공간이 있었을까? 그런 공간이 어딘지 단숨에 생각나지 않는 걸 보니, 아마도 그런 상황이 되면 여러 곳을 재고 따지다 금세 포기할지도 모르겠다.

재하도 그 작은 숲으로 돌아왔던 것이고. 혜원이 충동적으로 내려왔던 것 보다는 아예 내려온 것과 다름 없지만 말이다.

며칠전 우연히 들었던 단어인 아주심기'가 생각났다.
혜원은 아주심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완벽히 뿌리를 내릴 새로운 터전에 자리잡기 전에 잠시동안, 그 어린 뿌리를 단단히 하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곳, 그 시간들. 

출처 : pinterst


혜원은 영화의 끝에서 방문을 닫고
도시에서 쫓기듯 돌아온 처음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시 길을 나선다.
혹시나 혜원처럼 돌아올 엄마에게 마지막 쪽지를 남길 용기, 새로 시작해볼 용기를 아주심기를 통해 얻은 것 처럼 당차게.


출처 : pinterest



나에게 아주심기했던 장소는 어디였을까?
바로 떠오르는 건 수원 내 자취방. 
아주심기를 하는지도 몰랐고 무조건 달려들었던
치열한 취준생의 모습들이 스친다.

깨달은 것은 조금더 단단하게, 아직 깨닫지 못한 것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부딪혀보기. 

나의 작은 숲을 위하여 !

내일 출근도, 그렇게 화이팅하기.
아주심기한다고 생각하자
언제 뿌리내릴지는 아무도 몰라요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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