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9. 22:26ㆍ무한취미/영화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71348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라는 책을 좋아한다.
평론가 신형철의 책인데, 여러 영화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 정확한 사랑이 뭔지, 우리는 왜 사랑을 하게 되는지 밝힌다. 어쩌면 영화가 실제가 아닌 실험의 성격이니까, 각본을 통해 감독이 무엇을 증명하고 싶은지 밝힌다.
처음 소개된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을 보고, 연달아 소개된 이 영화를 다운받게 된다. 처음 '러스트 앤 본'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bone 인줄 모르고 born 이줄 알았다) 버려졌는데(rust) (사랑 때문에) 다시 태어난다는 건 줄 알았다.
여자 주인공은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과 마찬가지로 장애를 갖고 살아간다. 조금 다른점은 사고로 두 다리를 잃게 됐다는 점, 건강했던 모습 때 남자주인공 알리와 서로 만났다는 것이다.
1. 알리의 성격, 그리고 첫 만남
알리는 체육관에서 만난 여자와 장소를 불문하고 섹스한다. 즉, 알리의 머리속엔 사랑하기 때문에(원인) 섹스(결과)라는 인과관계까 전혀 자리 잡고 있지 않아보인다.
아들이 있음에도 알리의 바깥생활은 계속된다.
그러던 중 알리의 아들은 강아지에게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보이고, 개 집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알리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채우려는 모습처럼 보인다.
(혹자는 개집에 들어간 아들에게 극도로 화를 내고, 때리는 모습을 자기를 '개'라고 생각하는 알리가 견디지 못했다고 말한다. 난 단지 아들걱정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표출하는 서툰 아빠의 모습이라고만 이해했다.)
자 이제, 첫만남으로 들어가보자. 알리는 스테파니를 클럽에서 처음 만났고 시비가 붙은 스테파니를 집까지 데려다 준다. (물론 집에 다른 사람이 있어서겠지만) 알리가 만난 여자들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원나잇을 안했던 상태가 스테파니다.
짧은 만남이 끝나고, 스테파니는 고래 조련사 생활 중 두 다리를 잃는다. 허탈하고 생기 없는 스테파니의 나날들이 계속된다.
2. 배려가 없는게 배려다
다시 만난 두사람, 알리는 스테파니의 모습에 놀라지만 그다지 신경쓰고 있는 것 같진 않아보인다. 오히려 스스로 작아지는 스테파니 앞에서 알리는 아랑곳하지않고 밖에 나가자는 둥, 나가서는 수영을 하자는 둥, 스테파니를 처음 만났을 때와 비슷한 태도를 보인다.
알리의 말에서는 섵부른 판단이 없다. 스테파니가 하고 싶은 일에 반응하며 그녀를 적극 돕는다(수영, 섹스 등). 아는 언니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원체 도움을 받기 싫어하고 독립적인데 사람들이 자기를 도와주는 것이 그렇게 무례할 수 없다고. 스테파니는 자신에게 배려아닌 배려를 자연스럽게 보이는 알리에게 호감을 느낀다
3. 돌고래에게 찾아간 스테파니
섹스가 가능할까? 라고 묻는 스테파니에게 알리는 해보면 되지 뭐, 라는 말을 하고 행동으로 옮긴다. 카메라의 앵글은 불구인 스테파니의 몸을 불편해 하지 않고 허벅지를 쓰다듬는 알리의 손을 잡는다.
이후 섹스가 하고 싶으면 출장 가능하냐고 자신에게 물어보라는 알리는 그렇게 가고, 스테파니는 오랫동안 틀지 않았던 돌고래 조련용 노래를 틀고 사고 현장에서 자신의 오랜 친구였던 돌고래와 조련사 친구들을 만난다.
그녀가 삶의 활기를 찾았다. 알리에 의해 일반인처럼 살지 못할거야, 일자리, 취미생활 모든것을 도움없이 할 수 없을 거라는 단정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그녀는 알리의 싸움판에 따라가거나 그곳에서 잠시나마 일하기도 하고, 알리에 대한 특별함을 점점 키워나간다.
4. 나는 당신에게 뭐야? 친구끼리 섹스하니?
알리가 싸움에서 이겼던 날, 둘은 싸움판 사람들과 함께 클럽에 가고, 스테파니는 예전처럼 춤을 출 수도, 남자들의 시선을 끌수도 없는 자신의 모습에 술만 마신다. 그와 다르게 알리는 한명을 꼬셔 밖으로 나가는데, 자신의 앞에서 여자와 먼저 간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알리에게 스테파니는 묻는다.
스테파니는 알리를 그보다 더 생각했으니까, 결여된 자신이 기댈 수 있는 공간을 찾았기 때문에 빼앗기기 싫었겠지.
5. 알리의 결여, 아들, 그리고 다시 스테파니
평소에 아들에게 그렇게 무심해도 아빠는 아빠인가보다.
마트 직원을 몰래 찍는 일을 하다 걸린 알리는 복서가 되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훈련장으로 떠난다. 물론 스테파니에게도 알리지않고. 그리고 아들과 오랜만의 여유시간을 갖게 된다.
아이는 알리가 잠시 한눈 판 사이 물에 빠지고, 알리는 손등뼈가 다 으스러질 정도로 빙판을 깨서 아이를 구한다.
3시간 동안 혼수 상태인 아이가 깨어나고, 스테파니에게 걸려온 전화에서 알리는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찾는다.
결여, 사랑에서 '결여', 그것을 드러내보인다는것.
그 의미를 알게됐다.
6. '정확한 사랑의 실험' 인용 p 25
영화가 알려주듯이 인간의 손가락 뼈는 몸의 다른 뼈와는 달리 절대 회복되지 않는다.
그의 손은 앞으로도 계속 그에게 통증을 느끼게 할 것이고, 스테파니에게 매번 다시 응답하게 할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결여를 깨달을 때의 그 절박함으로 누군가를 부른다.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향해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말.
'나도 너를 사랑해'라는 말의 속뜻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결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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